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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개쩐다‼️ 이 말이 매 초마다 튀어나오는 공연 본 사람의 후기. 궁금하지?✌️

by 뮤떤여자 2025. 4. 30.

https://mulover.tistory.com/21

 

사물놀이 패, 전원이....⁉️

나는 진짜 이제는 여성이, 여자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안전하게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물리적 숫자가 그렇지 않으니, 눈닫귀막해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mulover.tistory.com

 

 

사물놀이라는, 누가 어떻게 뒤집어서 봐도 국악이고 그래서 여성의 진입장벽이 있는 영역에,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사물놀이 패가 서울남산국악당에 공연을 올린다는 글을 올린 바가 있다.

이 공연을 알게 된 이후로 대체 무슨 공연이 올라오는 걸까, 연주자님들은 얼마나 열정적으로 멋있게 무대를 소화해 내실까, 이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었다.

결론은.

개쩐다
개쩐다
개쩐다‼️‼️‼️‼️‼️‼️‼️‼️‼️‼️‼️‼️‼️‼️‼️

원래 공연보고 이런 식으로 납작하게 잘 생각하지 않는 편이고, 포인트를 잘 정리하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그게 잘 안 되더라... 포인트는 포인트대로 정리하면서도 머릿속에서 계속 개쩐다악!!!!!!!!!!!!!!!!!이 생각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공연이었따!

서울남산국악당 전경!


드디어 4월 29일, 대망의 공연일! 너무 설레서 + 서울남산국악당만의 끝내주는 뷰를 가진 카페에서 따듯한 차를 마시고 싶어서 공연 시작 한 시간 반 가량 전에 도착했다.
사진은 요래요래 잘 피해서 찍었지만, 정말 공연장이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사물놀이 예성에서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서 매진 공지를 올렸고, 공연장에 사전 고지도 되어 있을 만큼 엄청난 티켓파워!!!!!!!!
약 300석인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이 전석 매진되었다는 엄청난 소식을 들었다!!!!!!!!!!!!!!!!! 그때부터 나의 심장은 터지기 직전.... 대체 어떻게 무대하실지, 여성분들이 풀어내시는 사물놀이의 힘과 몰입도는 어떨지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입간판에 공연 '매진' 보이시죠⁉️ 그리고 공연 소개 책자들 사이에, 사물놀이 예성의 브로슈어가 큼직하게!



서울남산국악당 입구부터 사물놀이 예성의 오늘 공연을 축하(?)하는 포스터와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고, 무척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브로슈어 였는데, 얇고 빠닥빠닥한 종이 (아마 보통 스노우지라고 할듯) 에 손바닥만한 크기로 재단되어서 공연 소개가 짤막하게 들어간 홍보지 정도의 브로슈어가 아니라, 사물놀이 예성의 창단을 축하하는 축하 인사와 그리고 창단 포부, 연주자님들과 연주 가락 소개가 정성껏 담겨 있었다.

+ 무척 좋은 종이에.... 한때 이쪽에서 일했던 나는 이런 품질 보는 걸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사물놀이 예성에서 오늘 공연을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서 올렸는지, 얼마나 힘을 내서 공연을 준비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기대 폭발폭발!
그러면서 서울남산국악당 정문을 딱 넘어섰는데!!!!!!!!!!!!!!!

포토존!!!!!!!!!!!!!!!!!!!



이게모야!!!!!!!!!!!!!!이게모야!!!!!!!!!!!!!!!!!! 포토존!!!!!!!!!!!!!!!!!!!! 연주자님들께서 고이 차려입고 촬영한 배너가 세워져 있었고, 그 옆의 디스플레이에는 (역광이 당시 너무 심해서 디스플레이를 촬영할 수는 없었다..) 사물놀이 예성으로 공연했던 과거 영상 등이 재생되는 듯싶었다.

공연 성료, 축하드려요!

 


이런 곳을 놓칠 수는 없지! 부디 오늘 공연 멋지게 성료하세요!
연주자님들께 가닿지는 못하겠으나, 나만의 마음을 담아서 사진 한 장을 찍고, 하늘을 바라보는데..!

이 천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거 하나를 알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의미가 있을 텐데!



나우러... 서울남산국악당의 입구이자 정원, 공연도 가능한 야외마당을 이렇게 하늘하늘한 천으로 기다랗게 덮은 모습에 내적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무대, 공연장 안팎으로 열심히 준비한 사물놀이 예성의 노력이 느껴진달까!



더불어 하늘색 천과 하얀색 천 사이로 쑉 보이는 서울남산타워도 오늘의 공연을 응원하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사진을 남겨 보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카페 달강, 서울남산에서 다리아프게 카페 찾아다니지 말고 여기오세여... 이런 뷰, 서울엔 없음요...



날이 춥기도 하고 이곳의 뷰를 워낙 좋아했어서 (이미 지난해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공연 네 개를 격파한 나는 이미 이 공간을 상당히 잘 알고 있다..후후) 여기서 바람을 좀 쐬고 싶어서 공연장에 일찍 온 것도 있기에, 명당에 앉아서 풍경 감상도 했다.

사진 한 장은 음료에, 다른 한 장은 풍경에 초점을 맞춰서 각각 촬영해 보았다!
사진에는 없지만 나는 따듯한 레몬차와 유자차를 마셨고, 동행은 흑미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엄청 맛잇음..감작놀람..!!

+
여기서 키오스크 주문 팁!

너무 바쁘실 때는 직원분들께 주문하기 좀 꺼려지기도 하고 키오스크를 구비해 놓아서, 사실 사람 대화 헤이터인 나는 키오스크 주문을 선호하는데, 아이스크림의 경우 키오스크에서 맛 선택이 안 된다 (포스 쪽에 아이스크림이 맛 다섯가지가 있다고 써붙여놓음)

근데 말씀을 들으니,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결제마치고!!! 쇼케이스 옆에 있는 아이스크림 보관함에서 꺼내가면 된다고 한다.
두번말햇다 세번째말하겠다! 키오스크로주문하고!!!!!!결제마치고!!!!!!!!!!! 그다음에 아이스크림 보관함에서 픽업!

끝내주는 풍경 감상 마치고, 티켓 받아서 입장!



이제 찐 공연 후기!
공연장 바깥은 사진 찍을 수 있지만, 공연장 내부는 촬영이 안 되어서...^^... 나는 준법시민...ㅎㅎ... 여기서부터는 텍스트!

나는 연극과 뮤지컬 그리고 판소리 위주로 봤어서, 주로 배우님, 판소리 선생님들은 명창님이라고 부르는데, 사물놀이 공연은 처음이어서 어떻게 부르는게 좋을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연주자 선생님들이라고 칭하겠다!

사물놀이.
꽹과리, 장구 그리고 북과 징이 한데 어우러지는 우리 소리, 국악이다. 여기에 태평소 연주자님이 함께해서 무대에는 네 명의 연주자님들이 오르셔서 무대를 완성해 주셨다. (태평소 선생님은 모든 가락에 함께하지는 않으셨는데 나오실 때마다 인상적!)

https://www.hanokmaeul.or.kr/ko/g/perf/%eb%8c%80%ea%b4%80-%ec%82%ac%eb%ac%bc%eb%86%80%ec%9d%b4-%ec%98%88%ec%84%b1-%ec%98%88%ec%84%b1

 

[대관] 사물놀이 예성 — 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통합홈페이지

[공지사항] - 서울남산국악당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 부탁드리며,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부탁드립니다.(서울남산국악당 인근 주차장 안내 바로가

www.hanokmaeul.or.kr

 

 

공연소개가 상당히 약소해서 어떻게 공연이 구성될까 굉장히 궁금증이 많았다.

처음에는 사물놀이 예성의 입장과 창단을 응원하고 그 앞길에 언제나 복이 많기를 염원하는 고사로 시작했다.

사물놀이 예성의 꽹과리 연주자님이 인사도 하시고, 다들 각자 자기 소개하는 시간도 가지셨는데, 긴장한 사이로도 뭐랄까 재간둥이 같은 느낌들이 있어서 인사만 듣고도 공연이 기대돼서 어쩔 줄 몰랐음!

일단 처음에는 무대에 고사를 지내는 판이 펼쳐져 있었는데, 사물놀이 예성을 응원하고, 주변에서 알고 지낸 분들이 공연장에 다수 방문해 주셨었는지 고사지내는 자리에, 즉 무대에 진짜 올라가서 절하는 모습이 한참 이어져서, 스태프가 시간 관계를 이유로 더는 안 된다고 말릴 때까지 이어져서 정말 놀랐었다!

심지어 성별 무관, 연령 무관! 내 무릎 정도는 올까 싶은 아이까지도 이 시간에 어울리는 모습이 보여서 더더욱 신비로웠는데..! 심지어 국적 무관!!!!!!!!!!!!!!! 다양한 사람들이 여성들이 마음을 모아서 사물놀이의 새 지평을 열어 가는 일을 응원하는 모습에 나까지도 참 힘이 났다!

이제부터 흥분은 좀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사물놀이 예성의 너무나 멋진 점들을 포인트로 짚어 보자면!

+ 참고할 부분은 나는 사물놀이에 문외한이다! 이번이 첫 공연이고,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관극했음을 알아주길!

1. 같은 악기에서 발생하는 완전히 다른 소리

하나의 악기에서 하나의 소리만 나리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그건 음계 차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자리를 누르면 음계의 특정한 소리가 발생하는, 그런 식이다.

그러니 내가 장구나 징, 북과 꽹과리에 기대하는 소리는 연주자님이 얼마나 힘을 주냐에 따른 음의 높낮이, 즉 같은 소리임에도 소리가 쿵! 나는지, 콩, 나는지. 이런 영역이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악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악기에서도 전혀 다른 소리가 날 수 있음을 이번 공연으로 너무나 멋지게, 감동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문굿과 비나리에서는 여는 공연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사물놀이 연주자님들의 연주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물놀이 예성을 응원하는구나, 그 지점에 놀랐었다면.
바로 이어진 삼도 설장구 가락부터는 관객들도 공연에 집중하는 느낌이 강해져서 나 또한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사물놀이 연주자님들이 모두 장구를 앞에 놓고 소리를 내시는데, 궁글채에서 나는 소리는 같았지만, 열채에서 나는 소리가 완전히 달랐다.
(채 이름 급히 찾아보고 옴 ㅠㅠ)

궁글채가 단단한 머리로 장구 판을 둥둥 두드리는 것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겠고, 장구 연주자님이 가느다란 회초리같은 열채로 장구의 판을 얕게 울리는 소리를 낸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열채 전체를 써서 장구에서 울림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매트하고 딱딱하며 높은, 국어로 친다면 파찰음 계열의 소리를 낸다는게 너무 놀라웠다.

장구뿐만 아니라, 이어진 삼도 농악 가락이나 판굿 등에서 꽹과리 연주자님이 꽹과리를 두드려서 얇고 높은 울림 소리를 만들기도 하면서, 동시에 손가락 또는 손바닥 등으로 꽹과리 안쪽 바닥을 짚어서 울리지 않는 판판한 소리를 만들었는데, 정말 공연 전체를 보면서 국악으로 완성하는 EDM이 아닌가, 0과 1로 재단되는 디지털 음으로 과연 꽹과리의 엄청난 매력을 담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국악 저변이 하나에 고정되지 않고, 매우 폭넓음을 알게 하는 시간을 직접 내 눈으로 보면서..! 

정말 너무 놀라웠다. 하나의 악기에서 카테고리가 전혀 다른 종류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모습이 너무나 대단하고, 이 자리를 위해서 연주자님들이 얼마나 노력하셨을지 보여서 두 배 더 감동적이었다!

2. 지휘자 없이 완성되는 소리

공연을 보는데, 오케스트라가 문득 떠올랐다. 장엄한 교향곡을 연주하는, 엄청나게 커다란 무대 위 수십 명의 연주자와 지휘자가 한데 모여서 완성하는 심포니!

그런데 사물놀이 예성의 공연은 지휘자 없이, 오로지 연주자들만의 소통으로 완성되었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는 자신의 악보에 집중하면 된다, 지휘자의 지휘를 따라서 연주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에 관람한 사물놀이 공연에서 연주자님들은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가락의 빠르기, 세기 그리고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 완급 조절까지 해내면서 연주까지 완성한 것이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놀라워...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우리 것이기에 오히려 돌아보지 않았던 국악이 얼마나 멋있는지, 얼마나 대단한 영역인지 감격적으로 깨달은 순간이었다.

하나의 무대에서 서로를 바라보면서 가락을 연주하다가, 그 와중에도 내가 맡은 영역에 몰입하고 열중하는 모습으로 빠르고 강하게 가락을 몰아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3. 사물놀이. 그러니까. 넷!

장구와 꽹과리, 징과 북이 모여서 하나의 가락을 완성하는 사물놀이. 넷이 모여야 하나의 소리가 완성되는 아름다운 가락, 우리의 국악.

하지만 사물놀이, 즉 4물놀이다. 네 명이 각자 맡은 악기가 있고, 그 맛도 모두 다르다.

이번 공연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각자 맡은 악기, 자신이 갈고닦은 실력을 중점으로 보이는 구간이 있었다는 점이다.

네 명이 완성하는 하나의 가락이면서 동시에 그 안에 네 명의 사람이 각자 있음을 보여 주어서, 연주자님들이 얼마나 대단하게 기량을 키우셨는지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더불어, 연주자님들이 맡은 하나의 악기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악기까지 넘나드는 모습을 한 무대에서 모두 볼 수 있어서 참으로 멋있었다!

4. 평면적인 무대에서 완성되는 입체감

수없는 노력에 의한 결과물이면서, 이 무대에서 펼치고 싶은 소리를 무대에서 만나는데... 점차 묘한 감각이 들었다.

평면적인 무대, 악기마다 나를 기준으로 약간의 거리감은 있겠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공기를 통해 퍼지는 소리와 스피커를 통해서 확장된 소리가 실시간으로 관객에게 전해진다. 그런데 악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공간 음향에서 입체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건 참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인데, 정말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어야지 느낄 수 있는 감각 같다.

연주자가 악기의 강약 정도를 조절하고 마치 줄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완급을 조절하는 사이에 하나의 소리에 입체감이 생겨서 무대와 가락에 더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정말!

5. 연기까지?

인터미션 후에 무대를 정돈하고, 이어진 공연에서는 연주자님들께서 모두 서서 악기를 연주하시고 쓴 상모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무대에 새로운 너울을 만들어 내셨다.

꽹과리 연주자님의 상모만이 달랐는데, 이건 어떻게 본다면 꽃 한 송이에 꽃잎이 촘촘히 피어난 죽단화의 하얀색 버전 같기도 했고, 사실 내 첫 인상으로는 현재 무대로 불러올 수 없는 사자탈의 약식 버전 같이 보여서 신기했다.

그리고 북과 장구, 징 연주자님의 상모는 우리가 익히 아는, 기다란 하얀색 천이 이어진 상모를 쓰고서 무대에 등장하셨다.
이 기다란 천이 그저 천일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용의 꼬리가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하더라. 아. 용의 기다란 수염 같은 느낌도 난다. 지금 또 생각해 보니! 어쨌든 그래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멋진 용이나 바다의 윤슬이 생각났고, 무대의 끝물 쯤에는 그저 천일 뿐인 그것이 비단이나 비늘이라도 되는 양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여서, 내가 무대에 그만큼 융화되었구나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공연인 판굿에서도 가락을 잠시 잇긴 하셨지만, 주로는 놀이 위주였는데 움직이는 모양새가 꼬시려는 것 같기도 하고, 서로 어울리며 노는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사이의 대화는 생략되었지만, 율동과 몸짓으로 보인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정말 연주자님들이 무대에서 날아다니는 와중에 내가 무대에, 연주에 흠뻑 빠졌음을 알게 했다.

6. 정말 구분 없는 하나의 공연

국어를 배울 때. 학창 시절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겠고, 없는 사람도 있을 텐데. 아니려나. 국어가 아니라 음악이려나. 하여간.
우리는 학창 시절에 이런 내용을 배운다.

우리 국악에서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이 서로 춤추고 추임새를 넣으면서 어우러졌다고.

그동안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여러 공연을 관람하면서 그런 경우를 몇 번 겪기는 했지만, 사실 그건 심취한 한두 사람의 추임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객석 전체가 무대와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사물놀이 예성의 창단 공연이었고, 그래서 화환도 엄청나게 많이 와 있었을 정도로 관계자 및 주변 지인들이 함께했던 공연이었다. 그래서 국악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 다수였는지 추임새를 무대에 맞춰서! (이부분중요..) 넣어 주시는데, 진짜 이게 또다른 화음 같더라...

평소라면 '이게 무슨 일이지?'라고 느끼면서 두리번거렸을 소리가, 이번만큼은 너무나 멋진 화음이 되었고, 무대와 객석이라는 경계를 넘어서 완성된 하모니라는 느낌이 강했다. 약간... 뻥 안치고 공연 막판에 조금 울뻔했다... 이런 하모니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예술의 미학만으로도 감동할 수 있음을, 나는 어쩌면 어제 처음으로 깨달았다.

여러모로 생각하지만, 정말....
어제 공연은 볼 수 있어서 무척 기쁜 공연임 ㅠㅠ

 


 



뮤지컬을 종합 예술이라고 일컫는 경우를 왕왕 봤는데, 매우 동의한다.
각자 맡은 역할이 모두 다르긴 하겠지만, 어쨌든 연기하고 노래하고 퍼포먼스까지 해야 한다.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예술의 전 영역을 담았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관객의 입장으로는 시각 예술과 미니 오케스트라 등의 음악까지 포함하니, 굉장히 엄청난 수준의 종합 예술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다른 영역에서 특히 국악에서 종합 예술이라고 할 만한 영역이 있는가, 나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나의 편협하고 좁다란 시야로 빚어진 편견이 드디어 4월 29일 박살나고 말았다.

사물놀이 예성의 공연이 종합 예술을 넘어서 완전 종합 짱짱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연주자님들이 각자 맡은 악기를 연주하고, 상모를 돌리거나 무대를 종횡무진하면서 퍼포먼스를 하고, 상모를 돌리는 와중에 무언의 연기를 소화한다. 그리고 목청껏 한을 담은 가락을 부르기도 하시고, 관객이 무대에 더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재치있는 모습이나 기교를 연주하는 틈틈이 보여야 한다.

혼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일만으로도 엄청난데, 대체 맡은 롤이 몇 개야.... 이건 그냥 종합 예술이 아니라, 완전 종합 짱짱 예술이다! 이제부터 그렇게 정하겠음!

다음에 또 공연 소식이 들린다면, 내 발길 닿을 수 있는 곳에서 한다면 반드시 꼭 가겠다고 다짐한, 그런 엄청난 시간이었다!


2025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시민리뷰단’으로 서울남산국악당 [대관] 사물놀이 예성 창단 공연을 관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