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최근에 쓴 후기부터 가져오고 삭제하는 등 티스토리로 옮겨 오면서, 아직 뮤지컬 파트로 넘어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뮤지컬!
(말은 이렇게 해 놓고, 카테고리 분류는 이벤트인 이유는?!)
사실 후기를 업로드하는 오늘도 보러가서, 너무 설렌다. 너무 설레서 새벽 세 시 기상 실화...? (자정 취침)
하여간. 시작한다. 후기.
2024.09.16. 스탠드 업 코미디 뮤지컬 <방구석 뮤지컬> 월드 프리미어 수다 콘서트
이걸 다녀오고 한 달 반이 지나서 후기를 올리게 되었다. 뮤지컬 <방구석 뮤지컬> 라는 작품이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나는 어디선가 나에게 직접 쏘아 보내는 라디오 전파라도 받은 것처럼 극에 완전히 꽂혔고, 그래서 이 월드 프리미어 수다 콘서트 (이후, 수다콘) 이라는 이벤트가 열리기 전부터 티켓을 이미 여러 장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 공연까지 아직 여유가 있는, 피처링 트랙이라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있는 뮤지컬 <방구석 뮤지컬> (이후, 방꾸) 에 관한 본격 후기는 내일 올라오겠지만, 오늘은 수다콘 후기에 더해서 맛 보기로 살짝 방꾸 후기도 공유하고자 한다.
할 말이 정말 많아서 길게 후기를 쓰다가, 너무 바빠서 미룬 몇 개의 후기 중 하나인데, 이제 각 잡고 후기 방출하면서, 그때의 감상은 실제 관극 후기로 전하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에 오로지 수다콘에서만 느낄 수 있던 감상 몇 가지를 전하고자 한다.
1.
감사하게도 좌석이 미치도록 좋았는데, 얼마나 좋았냐면....
수다콘은 좌석을 지정할 수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일종의 티켓팅으로 표현하자면 '시야 방해 없는 1열 중앙'에 앉았다.
‘계 탔다, 계 탔다, 실화? 진짜 내가 여기?’ 백 번 쯤 되뇌었다. 그런데 공연 중간에 행복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2.
보통 이런 곳에 가면, 내가 의사를 남길 수 있는 곳에 꼭 '이런 자리를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급하게 참여 결정을 내리고 신청한 탓에 수다콘 이벤트 설문에 이런 멘트를 남기지 못했다. 그게 참 아쉬워서 이 자리를 빌려서나마 말한다.
수다콘을 진행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홍보의 장이었다고 한들, 어떤 이유였다고 한들. '극' 자체에 흥미가 있던 나는 극을 미리 만나볼 수 있던 이 시간이 무척 기뻤다.
3.
꿈을 찾아 떠나는 청춘의 이야기. 삼십 대 중반인 나는. 아. 이제는 후반을 바라보는 나는. 한때 버즈 비망록을 노래방에서 신나게 부르면서 나만의 낭만을 즐겼고, 내 미래가 여름날 하늘처럼 맑고 밝고 화창하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고민이 많고 시간 단위로 기분이 오락가락하면서 심란해하기도 한다.
흔들림. 명사화한 이 단어는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내 옆에 있고, 나는 메타 인지를 절대적으로 많이 하는 사람임에도 방꾸가 또 다른 시야에서 나를 바라볼 기회를 주겠다는 확신이 있기도 했고, 그만큼 내게 다가오는 감동이 더 클 것 같아서 극에 관심이 컸다.
극 자체에 이만큼 관심이 크다 보니, 이 극에 임하는 그리고 무대에서 극을 관객에게 전하는 배우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극을 준비하는 지, 조금이나마 면면을 엿보고 싶었다. 그래서 수다콘에 응모했고, 좋은 참여 기회를 가졌다.
막막함 속에서도 열정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 힘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방꾸에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배우님들이 얼마나 극을 열심히 준비하시는지 알게 되어서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4.
앞서 업로드한 사진 중 일부는, 주최측에서 준비한 음식이다. 테이블당 감자 튀김과 나쵸칩 그리고 논알콜 칵테일 한 잔 씩을 준비해 주셨다. 테이블당 2인이 앉게 되어 있었는데, 나는 이마저도 혼자 앉게 되어서 정말 풍성하게 먹을 수 있었으나....
내가 시야 방해 없는 1열 중앙에 앉았다는 뜻은 수다콘에서 노래하고 토크하는 배우님들 또한 내가 극렬히 잘 보이는 (아뭐내망상이라고하면할말없지만...) 위치라는 생각에, 와구와구 먹기 좀 민망스럽구로... 더불어 배우님들에게서 눈을 떼기 어려워서, 사실상 거의 먹지 못했다.
주최측. 그러니까. 아마도 제작사. 그 입장에서는 홍보의 장에 초대한 예비 관객을 위해 준비한 투자였을 텐데. 결국은 다 지출이었다는 뜻. 내가 다 아까웠다.
5.
개인적으로 여러 배우님을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당시 가장 아끼는 배우님은 이한별 배우님이었다.
과거형으로 말하지만, 이한별 배우님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방꾸에서만큼은 이 아름답고 따사로운 이야기가 각 인물이 함께함으로써 완성된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박슬기 배우님과 정가희 배우님 그리고 이한별 배우님, 세 분의 조합이 너무나 멋있고 완벽하다는 생각. 이 세 분 페어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날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으로 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캐스트가 변경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러한 상황.
이 세 사람은 정말 뜨겁고 따듯해. 그리고 사랑스러워! 그러니까 제발.... 방꾸와 함께해 주시길....!!!
5-1
얘기가 많이 샜는데, 하여간.... 이한별 배우님 이야기를 갑자기 한 이유는.... 내가 참.... 이 관극, 연뮤판에 들어와서 덕계못의 징크스를 겁나 깨고 있기 때문이다!
이한별 배우님이 내 포크로 장면 시연해 주셨다! 흑흑.... 여기에 더해서, 수다콘 마치고 퇴장하시면서, 장면 시연 때 놀라지 않았냐고 사과해 주셨는데.... 내가 내적 비명지르느라 어버버 해서... 저는 데미안 이후로 방꾸도 유진과 유진도 배우님 고정으로 다니고 있어요... 저 배우님 보러 수다콘도 응모한 거여요... (그리하여 데미안 > 유진과 유진 > 방구석 뮤지컬까지 총 이한별 유니버스 3회차)
이 말을 다 쏟지는 못하고 아니에요! 으아아 아니에요! 이 말만 했던 듯. 하여간 행복한 시간이었다. 포크 공유... 행복했다... 다시 떠올려도 참 행복한 시간...
6.
삶이 점점 피폐해지고 내 세상의 희망이 전부 사라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요즘. 어디를 봐도 반목과 갈등, 혐오가 넘쳐서 내가 알던 따듯함이 다 사라졌다고밖에 느껴지지 않는 현실.
무작정 사람의 온정을 바라는 게 아니라, 배려와 화합, 열정과 연대를 통한 전진을 바라는 마음이 무용하다고 느끼게 되는 지금의 시점에서 방꾸는 내게 참 오아시스 같은 극이다.
내일 업로드될 방꾸 후기에서 본격적으로 말하겠지만, 이런 극이 잘 됐으면 좋겠다.
따듯하게 사람을 품고, 함께 내일로 나아가자고 말하는 이야기가 더더욱 퍼지기를 바란다.
방꾸 아직 막공까지 회차 많다! 피처링 트랙이라는 신박하고 재미있는 이벤트도 있고, 다양한 증정 및 할인으로 저렴하게 관람하고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기도 하다.
배우님들의 열정과 따듯한 이야기로 힘 얻어 갈 수 있는 극이니, 삶에 지친 모두를 응원하는 방꾸를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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